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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아 놀자- b판시선 027

최기종 지음ㅣ도서출판 bㅣ201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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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 9,000
도서규격 반양장, 124 X194mm, 135쪽
ISBN(13) 979-11-87036-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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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을 발행하며


b판시선 27번째로 최기종 시인의 ≪슬픔아 놀자≫를 펴낸다. 1992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시대의 아픔을 겪어내면서 모은 여섯 번째 시집이다. 기쁨이 아닌 슬픔은 그동안 극복하거나 잊어야 하는 대상으로서 회피되어 왔는데, 시인은 표제시인 <슬픔아 놀자>에서부터 도리어 슬픔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걸고 있다. “손잡고 놀자” “얼싸안고 놀자” “동무하며 놀자” “신랑각시되어 놀자”라고. <세상의 아픈 것들이> <내가 그렇다> <삶의 이유 1> <갈대밭에서>를 보면, 평범한 이들의 애환을 신파나 절망에 빠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가가 때론 희극적으로 때론 역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 맛깔스럽기 그지없다.

이훈 교수는 이 시집의 ‘슬픔’에 대해 “슬픔은 이상에서 멀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자신의 부끄러움에 대한 솔직한 인정, 불쌍한 존재들에 대한 동정,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깊은 공감 등을 그 바탕으로 삼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너’는 곧 ‘나’가 된다. ‘너’에게 말하고 있지만 궁극은 ‘나’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기에 시선을 맞추고 발걸음을 맞추어 천천히 나가자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시집은 못나고 외로운 존재들이나 생명들에게 스스로를 긍정할 수 있는 힘을 북돋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버려도 버려지지 않는 세상/왜 사느냐 물으면/그냥 사람, 사람이고 싶어서”인 것이다.

시집 ≪슬픔아 놀자≫는 운율적인 아름다움도 갖추고 있다. 특히 마야 연작시편에서는 더욱 그러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일정한 수의 음절이 규칙적으로 반복되고(<마야 1>~<마야 7>), 똑같은 문장구조로서 대구와 대조를 반복하고(<마야 8~마야 10>), 음보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면서(<마야 11>~<마야 12>), 시행의 끝자리에 같은 소리나 음절을 규칙적으로 배열하여(<마야 14~마야 15>) 리듬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이번 시집에 대한 시적 인상을 더욱 깊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어조의 형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철송 시인은 발문에서 “그가 세상에 자신의 가슴을 활짝 열어둔 채 살아가고 있음을…더 정확히는 세상의 ‘아픔’에 가슴을 항상 열어두고 있음을…저 ‘물렁물렁한 가슴’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가슴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아픔을 ‘느끼고,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품는’ 그런 가슴이다. 형은 그런 사람이다, 형은 그런 가슴을 가진 사람이다…이번 시집 ≪슬픔아 놀자≫에 실린 대부분의 시가 그렇게 ‘물렁물렁’한 가슴으로 형이 껴안은 세상이다. 아니 세상의 아픔이다”라고 각별한 신의를 표하고 있다.

최기종 시인은 “물질적으로는 넘쳐나는데 정신적으로는 빈곤하기만 하다. … 일상에 베이고 찔려서 피 흘리는 사람 많다. 그늘에 가리고 묻혀서 얼굴 없는 사람들 많다. … 아픔도 슬픔도 나에게서 비롯된다. …아픔도 껴안으면 새로운 아픔이 된다. 슬픔도 친구하면 새로운 슬픔이 된다. 슬픔아, 놀자”고 말을 건넨다. 즉 불안한 존재들에게 극진한 예의를 표하고 있다.



2. 지은이 소개


최 기 종: 1956년 전북 부안 출생. 원광대학교 국문과, 목포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었다가 1994년 복직. 1992년 교육문예창작회지 ≪대통령의 얼굴이 또 바뀌면≫으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나무 위의 여자≫ ≪만다라화≫ ≪어머니 나라≫ ≪나쁜 사과≫ ≪학교에는 고래가 산다≫가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며 전남민예총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 차례


시인의 말 5


제1부

슬픔아 놀자 13
예쁜 빛 14
슬픈 리셋 15
꽃불 16
세상의 아픈 것들이 18
내가 그런다 20
내가 그렇다 21
벌거숭이 23
삶의 이유 1 24
삶의 이유 2 26
저 구름 28
신명나는 것 30
물렁물렁한 가슴 32
셋째야 34
이옥수전 36


제2부

마야 1 41
마야 2 42
마야 3 43
마야 4 44
마야 5 45
마야 6 46
마야 7 48
마야 8 49
마야 9 51
마야 10 53
마야 11 55
마야 12 56
마야 13 58
마야 14 60
마야 15 62
마야 16 64


제3부

유아독존 69
혈거시대 70
혼자라는 게 72
개똥벌레 74
항변 76
우안거 77
금선탈각 79
통회하다 81
아, 옛날이여 83
귀틀집 85
벌떡증 87
천수라는 것 89
의문문 91
요법 93
우주의 소리 95


제4부

미소 99
일출 100
등대 101
뿌리가 궁금하다 102
구례사람 104
갈대밭에서 105
심해어 107
금당에서 109
집 한 채 지으려면 110
거룩한 소음 112
버리는 마법 114
하늘바람지기 116
그 옛날의 기차 118
우리에게 겨울이 없었다면 120

발문ㅣ이철송 123



4. 본문에서


<예쁜 빛>


예쁜 빛이 나를 부를 때가 있다.

길을 가다 보면

저만치 앞서가면서 몸통을 흔들어댄다.

바다에 나가면
조간대 너머 너울을 타면서 손짓한다.

벼랑에 서면
겨드랑이 날개 달아주기도 하고
무지개다리 새로 놓아주기도 한다.

예쁜 빛이 나를 시험할 때가 있다.

아직은 아니라고
예쁘지 않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
그 빛, 한숨처럼 휘돌아간다.


* * * * * *


<요법>


아플 때는 아프다고 하자
아플 때는 참지 말고 여기가 아프다고 하자
너에게 나에게 여기가 아프다고 하자
아프다고 그렇게 해야 그렇게 눈물지어야
아픔이란 아픔 가셔서
거기가 가뿐해지는 것 아니냐
아픈 만큼 단단해지는 것 아니냐

슬플 때는 슬프다고 하자
슬플 때는 숨지 말고 여기가 슬프다고 하자
너에게 나에게 여기가 슬프다고 하자
슬프다고 그렇게 해야 그렇게 손을 내밀어야
슬픔이란 슬픔 날아가서
참꽃 피어나는 것 아니냐
슬픈 만큼 깊어지는 것 아니냐

아플 때는 아프다고 하고
슬플 때는 슬프다고 하자
아플 때는 참지 말고 여기가 아프다고 하자
슬플 때는 숨지 말고 여기가 슬프다고 하자
그렇게 비워 내어야 그렇게 채워 내어야
아픔도 슬픔도 네가 되고 내가 되어서
새살 돋아나는 것 아니냐
저 달처럼 둥글어지는 것 아니냐



5. 시인의 말


세상살이 갈수록 힘들다. 물질적으로는 넘쳐나는데 정신적으로는 빈곤하기만 하다. 무한경쟁 시대다. 일상에 베이고 찔려서 피 흘리는 사람 많다. 그늘에 가리고 묻혀서 얼굴 없는 사람들 많다.

아픔도 슬픔도 나에게서 비롯된다. 위만 바라지 말고 눈 한번 아래로 내리면 이 세상 잔잔해진다. 앞만 보지 말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새 길이 보인다. 아픔도 껴안으면 새로운 아픔이 된다. 슬픔도 친구하면 새로운 슬픔이 된다. 슬픔아, 놀자.



6. 추천사


최기종 시인에게 ‘푸른빛’은 슬픔의 상징이다. 시집 곳곳에 푸른빛이 깔려 있다. 시인은 슬픔에 빠져 동무하여 놀면서도 결코 ‘나’를 내려놓는 법이 없다. 나를 귀하고 소중히 여긴다. 내가 주체가 되어 슬픔과 노니는 것이다. <마야> 연작시에서는 나뿐만 아니라 ‘너’를 생각한다. “네가 내 숨을 쉬고/내 생각을 하고 내 노래를 부르니까/따로이 네가 아닌 ‘나의 나’로 여겨졌다”(<마야 13–소요유>). 시인은 ‘너’를 나에게 동화시키려 하지 않는다. 나는 온전히 나이고 너 또한 온전히 너일 때 우리의 사랑도 꽃으로 이파리로 피어날 수 있다고 한다. -이상석(소설가)

슬픔은 이상에서 멀어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감정이다. 자신의 부끄러움에 대한 솔직한 인정, 불쌍한 존재들에 대한 동정, 인간의 유한성에 대한 깊은 공감 등을 그 바탕으로 삼는다. 그러므로 슬픔은 “물렁물렁한 가슴”으로 세상의 아픔을 “얼싸안”는다. “세상의 살아있는 것은/모두 다 아프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슬픔이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나타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세상의 멍든 것들이/추위도 굶주림도 힘이라고 한다.”
이 시집은 슬픔이 부정적인 감정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슬픔을 겪지 않은 사람은 진정으로 용감할 수 없다. 그러므로 시집을 다 읽고 난 이제는 이렇게 말해도 되겠다. 슬퍼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 슬픔과 놀겠다는 것은 바로 이런 세계관의 표현이다. -이훈(목포대 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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